' #백락 과 #천리마 - #이만수 전 #야구감독 2016-05-18(수) 감독시절 시즌을 마치고 가족들과 #안동 에 있는 농암 #이현보 종택에서
묵은 적이 있었다.
처음 해보는 고택 체험도 좋았지만 농암의 종손인 #이성원 선생님과의
만남은 오래 기억된다.
뜻밖에 나를 알아보시고 야구를 좋아하신 다며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는
중에 어려운 상황에 팀을 맡게 되고 부상자도 있어서 막막하고 어렵다는
나의 말에 “ 이감독이 백락이 되어야 한다 “고 말씀해 주셨다.
천리마도 누군가가 알아보지 못하면 존재해도 그 가치를 알릴 수
없다면서 천리마를 알아본 백락의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크게 느껴지는
바가 있었다.
현장에서 많은 선수들을 만나는 지도자의 입장에서 천리마를 알아보는
안목이 얼마나 중요한지……..
반대로 백락이 없어서 스스로 천리마인줄도 모르고 소금이나 등에 지고
나르는 말처럼 재능이 있는데 발굴되지 못해 그냥 사라지는 선수도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5월 둘째 주는 #의정부 에 있는 #상우고등학교 에서 #재능기부 를 하였다.
이들과 같이 4일 동안 운동하는데 나의 눈을 의심케 하는 선수가 한 명
있었다.
그 선수는 #포수 한지 2년 밖에 되지 않은 #최재영 선수 였던 것이다.
#고려대학교 팀과 연습 게임을 하는데 포수로써 기본적인 3가지를 완벽하게
잘 갖춘 선수였던 것이다.
1. 잘 잡고
2. 잘 막고
3. 잘 던지는 것이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수많은 학교를 재능기부 하면서 이만한 포수는 처음
보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LG 팀의 #정상호 포수처럼 뛰어난 체격을 갖춘 포수도 아니었다.
몸매도 호리호리 하고 키도 177정도 되는데 몸놀림이 상당히 뛰어났다.
이런 학교에서 이런 좋은 포수가 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옆에 있던 분이 #최재영 포수는 야구한지 이제 3년째라는 것이다.
나의 귀를 의심했다.
아니 야구한지 이제 3년째란 말인가?
올해 고등학교 3학년 졸업생이라는 것이다.
포수한지는 이제 2년 조금 되었다는 것이다.
포수 한지 2년 되었는데 이렇게 잘한단 말인가?
거짓말처럼 들렸지만 게임구경하기 위해 최재영 포수 아버님이 야구장 찾아오셔서
직접 이야기해 주셨다.
.
“ 재영이가 중학교부터 야구를 그렇게 하고 싶어 했지만 그때 가정 형편이
너무 어려워 시키지 않았다 “는 것이다.
“ 고등학교 올라와서도 계속 야구하고 싶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늦은 나이지만
아들의 부탁을 거절 할 수 없어 야구 시켰다 “는 것이다.
아버님은 야구에 대해 잘 몰라 아들이 야구를 잘 하는지 아니면 못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시는 것이다.
야구한지 3년째…..
거기다가 포수한지 2년도 되지 않았다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 하필 남들이 다 기피하는 포수냐? 했더니 재영이가 포수가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없다며 포수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깨가 좋아 학교에서는 투수를 시키고 싶었지만 본인이 포수가 좋아 뒤늦게
했다는 것이다.
최재영포수의 장점은
1. 무엇보다 야구를 너무 좋아한다는 점이다.
2. 야구에 대한 센스가 있고 영리했다.
3. 성격이 밝고 쾌활했다.
최재영 포수를 보면 꼭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포수였던 #후루타 선수가 생각이 났다.
힘이 좋아 장타를 펑펑 치는 선수는 아니지만 컨택 능력이 뛰어나.
단타 스타일의 타격을 하는데 타격의 센스가 있어 어느 볼이나 잘 대응하며
타격하는 선수다.
최재영 선수가 야구한지 3년째 이 정도의 기량이라면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 하다.
마지막 날 포수들을 위해 작년에 찍은 비디오 동영상을 보여 주면서 연습
시켜 보았다.
많은 동영상을 보면서 일일이 연습 시켰는데 힘들다는 이야기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이다.
동영상 중에 포수 연습이 때론 힘든 장면들이 몇 개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라도 더 하려고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갖고 있는 동영상 대로 테스트 했지만 완벽하게 다 따라 하는 것이다.
열악하고 아무도 찾지 않는 이런 외진 곳에 이런 훌륭한 포수가 있다는 것에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기쁘고 감사했다.
포수한지 2년 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정도의 기량이라면 야구천재라고
해도 될 것 같았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곳을 다니며 수많은 선수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런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을 만나면 가슴이 뛴다.
부족하나마 본인이 천리마 인줄도 모르고 있는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힘을 주는 백락 같은 그런 야구선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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