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6일 목요일

500만 원 쥐여주고 ‘다 컸으니 알아서 살아라’, 퇴소 청소년 ‘대부분 알바하며 월세방 생활…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 2017-11-16  - 아동보호시설 청소년, 만 18세되면 강제 퇴소  - 매해 1,000명 이상 퇴소하는데 공공자립시설 정원은 전국 387명 - 실효성 낮은 지원정책, 퇴소 후 40%가 수급생활 경험 - 평균 대학진학률 절반 이하.. 생계 걱정에 꿈꿀 시간도 없어 - 2016년 강원도 자립정착금 예산 0원, 서울시도 매해 감소 - '국가가 부모 돼 줘야' 뒷짐 진 중앙정부, 적극적인 지원대책 절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11월 15일 (수)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안진걸 사무처장(참여연대)            퇴소 청소년 익명 연결   ◇ 정관용> 어렵게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 돌아보는 안진걸의 이웃사람 코너인데요. 이런저런 이유로 아동복지시설, 보육센터 이런 곳에서 지내고 있는 청소년들이 있죠. 그런데 만 18세가 되면 그런 시설을 나가야 합니다. 퇴소 청소년, 보호종결아동 이렇게 부른다는데. 이분들의 사정이 참 딱해요. 오늘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 어서 오세요.    ◆ 안진걸>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만 18세 되면 법상 강제로 나가야 되는 거죠?    ◆ 안진걸> 예. 아동복지법 16조에 그렇게 규정을 해놨네요. 그런데 이번뿐만이 아니라 예전에도 이게 계속 문제가 됐었는데 만 18세 투표권이 쟁점이잖아요. 너무 어려서 못 주겠다는 거잖아요. 투표권은 너무 어려서 못 주겠다는 거잖아요.   ◇ 정관용> 나가라고 한다?    ◆ 안진걸> 만 18세는 나가서 이 위험한 세상에서 혼자 살으라는 겁니다. 저는 조금만 오늘 목소리를 높일게요. 이건 아닌 것 같아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조금 더 사회로 나갈 준비, 만 19세, 20세까지 좀 더 늘려준다든지 그다음에 준비가 안 된 사람은 예를 들면 바로 공공임대주택으로 연결을 해서 그쪽으로 보내가지고 자립을 철저히 지원을 해 준다든지. 대책부터 제가 먼저 얘기한 꼴이 됐는데 한 해 1000명에서 많게는 2000명의 퇴소자가 나오는데 사실상 청소년들이잖아요.    ◇ 정관용> 매년 1000명 이상?    ◆ 안진걸> 정말 혼자 딱 세상에 내던져진 겁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냥 무작정 나가라고 하는 거예요? 그나마 조금 지원금을 주는 거예요?    ◆ 안진걸> 지원금은 지자체마다 100만 원에서 500만 원 정도 줍니다. 이것도 지자체에다 맡겨놨습니다. 그런데 보통 다른 나라에서 보면 아이나 청소년은 국가단위로 같이 챙기거든요.    ◇ 정관용> 그런데 중앙정부에서 하는 게 아니에요, 이건?    ◆ 안진걸> 이건 지자체 사업으로 해 놨습니다. 마침 국회에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하는 아동복지법 개정안도 제출되어 있기는 한데요. 최대치라고 해서 지원금 500만 원이라고 해 봐야 월세집을 못 들어갑니다.    ◇ 정관용> 보증금이 안 되죠.    ◆ 안진걸> 그럼요. 지금 보증금이 기본적으로 서울 대도시만 해도 아무리 열악한 시설도 1억 안팎을 요구하잖아요.    ◇ 정관용> 전세로는 그렇죠.    ◆ 안진걸> 맞습니다. 전세금 지원제도도 있기는 한데 8000만 원까지 전세지원금 연 2% 금리로 대출해 준다는데. 이것도 경쟁률도 치열하고 또 전세집 잡기도 요즘 쉽지 않지 않습니까? 그다음에 자립지원시설이 일부 있기는 하더라고요.    ◇ 정관용> 지원시설?    ◆ 안진걸> 네. 그러니까 퇴소는 했는데, 아동보호시설에서. 길거리에서 살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전국 12곳이 있습니다. 서울 3곳을 포함해서.    ◇ 정관용> 전국에 12군데.    ◆ 안진걸> 그런데 정원이 385명입니다.    ◇ 정관용> 12곳 다 합해서?    ◆ 안진걸> 그러니까 1000명에서 많게는 2000명까지 매년 퇴소 청소년이 나오는데 385명이니까요. 나머지는 알아서 다른 데로 가야 되는 겁니다. 자립을 해야 되는 겁니다, 정말로. 그러니까 고시원이라든지 쪽방이라든지 이런 데로 가는 거죠, 잘못하면.    ◇ 정관용> 그런 데 가더라도 아무튼 단돈 얼마라도 월세를 내야 되고. 먹고살아야 되고 그 생활비를 어떻게 벌죠?    ◆ 안진걸> 제가 잘 아는 분이 하는 고시텔 같은 데 가보면 거기 월세도 최소 35만 원에서 40만 원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말이에요.    ◆ 안진걸> 그래서 조사를 해 보니까 대부분 이분들이 취업이 또 바로 안 돼요. 진학도 바로 안 되고. 진학률도 또래 젊은이들에 비해서 절반도 안 되고. 취업도 그중에서 50%가 안 되는데 그 50%도 소득이 120만원 대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월세라든지 생활비로 130만 원 이상이 나간대요. 우리가 도시생활해 봐서 알잖아요. 100만 원 훌쩍 넘게 들어가잖아요.    그중에서 주거비가 제일 문제가 됩니다. 제가 방금 말씀드린 고시원이나 고시원을 약간 개정한 고시텔만 해도 35만 원, 40만 원 기본적으로 들어가거든요, 월세가. 그러니까 이 상태에서는 살 수 없는데 일단 만 18세 이상은 나가라고 해놓고 1000명에서 2000명까지를. 그다음에 385명만 자립시설에서 수용하고 나머지는.. 정말 이러다가 잘못하면 탈선이 되기도 하는 거고 잘못하면 노숙인으로 전락하기도 하는 거잖아요. 어떻게 우리가 이런 상황을 방치하고 있는 것인지 제 스스로도 좀 반성도 해 보고 좀 목소리를 높이게 되네요.    ◇ 정관용> 대학이나 이런 데 진학률이 또래보다도 절반도 안 된다고 했잖아요.    ◆ 안진걸> 맞습니다.    ◇ 정관용> 그나마 그렇게 대학이나 전문대학이라도 나와야 또 취업이 쉬울 텐데.    ◆ 안진걸> 그러니까요.    ◇ 정관용> 그것도 안 되니까 또 취업은 더 어렵고.    ◆ 안진걸> 악순환에 빠지는 거죠.    ◇ 정관용> 결국은 아르바이트를 주로 하겠군요?    ◆ 안진걸> 그렇죠. 단순노동을 하게 되죠. 그러니까 취업을 하게 되도 절반 정도밖에 취업을 못하는데 취업을 해 봐야 월소득이 100에서 150만 원 사이가 대부분이라고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취업 유형도 서비스 종사자나 단순 노무.. 임시직 비정규직이 많습니다.   부모님들과 사회의 따뜻한 지원을 그 또래들은 다 받잖아요, 대학까지도. 대학 진학률도 평균 70%까지 되고. 그런데 거기서 소외되고 부모님의 지원도 못 받고 그렇다고 해서 사회적 지원도 열악하고 국가가 챙기는 것도 아니고 지자체에 떠넘겨놓고 이런 상황에 지금 직면해 있는 것이죠.    ◇ 정관용> 실제로 이런 보육시설에 오래 지내다가 퇴소해서 지금 한 2년째 서울에 있는 민간 자립생활관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 분, 지금 전화로 연결해서 이야기를 좀 듣겠습니다.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여보세요.    ◆ 퇴소 청소년> 안녕하세요.    ◇ 정관용> 지금 나이가 몇 살이죠?    ◆ 퇴소 청소년> 지금 22살입니다.    ◇ 정관용> 학생이에요?    ◆ 퇴소 청소년> 올해 2월에 대학교를 졸업해 가지고 현재는 구직활동 중입니다.    ◇ 정관용> 2년제 대학을 졸업했군요?    ◆ 퇴소 청소년> 네.    ◇ 정관용> 어떤 일을 하고 싶어요? 어떤 직장을 지금 찾고 있습니까?    ◆ 퇴소 청소년> 어떤 직종이든 그냥 딱히 가리지는 않는데 구하기가 힘들어가지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2월에 졸업했는데 지금 11월이니까 벌써 한참 됐는데 아직도 직장을 못 잡고 있습니다. 그렇죠?    ◆ 퇴소 청소년> 네.    ◇ 정관용> 민간 자립생활관에서 생활하면 일단 주거비는 안 드는 거죠?    ◆ 퇴소 청소년> 네.    ◇ 정관용> 그래도 생활비는 필요할 텐데 어떻게 충당하고 있어요?    ◆ 퇴소 청소년> 지금 구직활동하면서 그냥 아르바이트도 같이 하고 있거든요. 그걸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고깃집도 해 봤고 웨딩홀도 해 봤고 지금 현재는 영화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전에 보육시설에서는 얼마나 지낸 거예요?    ◆ 퇴소 청소년> 제가 다른 친구들보다는 좀 오래 있었는데요. 17년 정도 있었습니다.    ◇ 정관용> 아주 갓난 때부터 17년 동안 보육시설에 있다 나와서 지금 자립생활관 2년,그렇죠?    ◆ 퇴소 청소년> 네.    ◇ 정관용> 그 보육시설에서 같이 퇴소한 친구들은 몇 명이에요?    ◆ 퇴소 청소년> 한 7명 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    ◇ 정관용> 그 7명들도 다 지금 자립생활관 이런 데 있어요. 그렇지 않아요?    ◆ 퇴소 청소년> 지금 친구들은 아무래도 시설에 있을 때 좀 답답한 느낌을 많이 받았는지 지금은 독립해서 따로 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지금 그 7명 가운데 연결된 친구만 자립생활관으로 간 거군요?    ◆ 퇴소 청소년> 네.    ◇ 정관용> 왜 자립생활관으로 갔어요?    ◆ 퇴소 청소년>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려고 하는데 이게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돼서 이렇게 알아보고 알아보다가 자립생활관에 오게 됐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같이 퇴소한 친구들 지금 어떻게들 지내요. 연락 좀 합니까?    ◆ 퇴소 청소년> 가끔 연락하는데 그냥 대부분 다 아르바이트 이렇게 하면서 있다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그러면 다들 방 구해서 있는 거예요?    ◆ 퇴소 청소년> 월세방 구해 가지고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자립지원금이 적다 보니까 친구들이 다 대부분 월세를 이용해서 그렇게 지내고 있더라고요.    ◇ 정관용> 전세 지원해 주는 제도도 있다고 하던데 그걸 이용하는 친구들은 거의 없나 보군요?    ◆ 퇴소 청소년> 네. 별로 없어요.    ◇ 정관용> 아직 나이도 어리고 또 뭔가 좀 더 보호를 받아야 되는데 지금은 옆에서 도와주는 분도 사실상 없는 상태죠?    ◆ 퇴소 청소년> 네. 그나마 여기 자립관 선생님들한테 고민상담 같은 거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얼른 직장을 구해야 할 텐데, 참.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편하게 한마디 해 보세요.    ◆ 퇴소 청소년> 이렇게 준비 안 된 상태로 무작정 독립하는 거에 대해서 좀 고민이 많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서 좀 막막합니다.    ◇ 정관용> 아이고.. 기운 내시고 빨리 좋은 직장 구하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퇴소 청소년> 네.    ◇ 정관용> 지금 얘기를 들어봤습니다마는 같이 퇴소한 사람들 가운데 그나마 지금 자립생활관에 간 친구는 이 친구 하나고 나머지는 다 그냥 월세방을 얻는데 아르바이트로 생활하고요. 안진걸 처장이 얘기한 바로 그대로네요.    ◆ 안진걸> 맞습니다. 근근이 생활하니까 당연히 어떻게 되겠어요. 기초생활수급권자로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겠죠. 실제 보호종결 후에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는 경우가 40. 7%나 되는 걸로 조사가 됐습니다. 그러니까 빈민층으로 바로 전락하는 거죠. 그리고 부채가 있는 경우도 많은데 그중에 대부분 35%가 생활비, 33%가 의료비 때문이라고 하거든요.    ◇ 정관용> 생활비, 의료비 때문에 빚도 지고.    ◆ 안진걸> 그러니까 가족과 부모님의 지원이 있는 거하고 아무것도 없는 건 이렇게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그런데 일단 비용 문제도 비용 문제고 일자리 문제도 일자리 문제지만 갑자기 혼자 있게 되는 그 막막함과 절망을 만 18세, 아까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너무 어려서 투표권도 안 준다면서 실질적으로 지금 어른들이 이걸 반대하고 있잖아요, 일부 정치인들이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그래놓고는 이걸 세상에 이렇게 덩그러니 내놓는 게 이게 정말 가당한 일이 아닌 것 같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제일 큰 문제가 주거문제거든요, 일단은. 안정적인 잠을 자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공공임대주택과 반드시 연결시켜서 공공임대주택이 없으면 기존 시설에서 더 있게 만드는 거고 공공임대주택이 딱 마련되면 그쪽으로 옮기는 거고, 요즘 소규모 공공임대주택도 많이 있으니까. 그런 시설을 갖추고 중앙정부가 철저히 책임지고요.    그다음에 예를 들면 자립지원금도 100~500만 원이 뭡니까? 이걸로 어떻게 살겠습니까? 조금 더 올리고. 내년 예산만 지금 430조거든요. ◇ 정관용> 일단 직장을 구할 때까지는 취업 교육을 시킨다든지 이렇게 해서 또 직장 구하면 독립시키는. 이렇게 할 수 있잖아요.    ◆ 안진걸> 그렇죠. 지금 대학생들 학자금도 나중에 취업하면 갚는 것으로 바뀌었거든요, 취업후학자금상환제라고 해서 심지어 대학생들한테. 이분들에게도 예를 들면 직장이 좀 갖춰지고 일정한 소득이 발생했을 때 그때 퇴소를 요청한다든지 이렇게 일종의 소득연계형 보호 프로그램 또는 퇴소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되잖아요.    ◇ 정관용> 다른 나라들은 그렇게 하고 있죠?    ◆ 안진걸> 미국도 보니까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의 경우에는 독립해서 살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나이가 됐더라도 자립력이 갖춰졌다는 판단이 되기 전까지는 교사 1명하고 3~4명 퇴소자와 함께 생활하게끔 한답니다.    ◇ 정관용> 교사 1명하고 퇴소자 3~4명이 함께 생활하게.    ◆ 안진걸> 그러면서 자립능력이나 조건을 체크를 하고 그다음에 이제 퇴소가 이뤄지는 거죠. 그래서 일본도 보니까 사후관리를 철저히 합니다. 그래서 사회생활에 들어갈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개별로 맞춤별 상담 및 도움을 철저히 주는 그런 방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답이 딱 있네요. 이건 지자체한테 맡겨둘 일이 아니다. 중앙정부가 이건 예산을 좀 투입해라. 그리고 소득이 생길 때까지 좀 계속 보호하면서 보호뿐 아니라 교육도 시키고.    ◆ 안진걸> 그렇죠. 소득하고 주거공간하고 연결을 시키는 거죠. 그래서 이제 자립해도 될 것 같다면 국가가 성인이 됐으니까 만 19세, 20세 돼서요. 그때 손을 떼도 되는 거 아닌가 싶고. 이 학생들, 아까 말하는 게 1000명에서 2000명입니다. 그렇게 많은 숫자가 아니어서. 예산도 그렇게 많이 안 들 거고요. 그리고 내년의 대한민국 예산이 벌써 430조나 됩니다. 지자체 예산까지 하면 500조가 넘습니다. 충분히 우리 사회가 따뜻하게 지원해 줘도 될 계층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오늘 여기까지. 수고하셨습니다.  ◆ 안진걸> 고맙습니다.  ◇ 정관용>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이었습니다.  원문보기:  http://www.nocutnews.co.kr/news/4878023#csidxb9e16b2cc0e9afb8d6f07449d2dc52f ​ 

500만 원 쥐여주고 ‘다 컸으니 알아서 살아라’, 퇴소 청소년 ‘대부분 알바하며 월세방 생활…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
2017-11-16 
- 아동보호시설 청소년, 만 18세되면 강제 퇴소 
- 매해 1,000명 이상 퇴소하는데 공공자립시설 정원은 전국 387명
- 실효성 낮은 지원정책, 퇴소 후 40%가 수급생활 경험
- 평균 대학진학률 절반 이하.. 생계 걱정에 꿈꿀 시간도 없어
- 2016년 강원도 자립정착금 예산 0원, 서울시도 매해 감소
- '국가가 부모 돼 줘야' 뒷짐 진 중앙정부, 적극적인 지원대책 절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11월 15일 (수)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안진걸 사무처장(참여연대)
           퇴소 청소년 익명 연결  
◇ 정관용> 어렵게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 돌아보는 안진걸의 이웃사람 코너인데요. 이런저런 이유로 아동복지시설, 보육센터 이런 곳에서 지내고 있는 청소년들이 있죠. 그런데 만 18세가 되면 그런 시설을 나가야 합니다. 퇴소 청소년, 보호종결아동 이렇게 부른다는데. 이분들의 사정이 참 딱해요. 오늘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 어서 오세요. 
 
◆ 안진걸>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만 18세 되면 법상 강제로 나가야 되는 거죠? 
 
◆ 안진걸> 예. 아동복지법 16조에 그렇게 규정을 해놨네요. 그런데 이번뿐만이 아니라 예전에도 이게 계속 문제가 됐었는데 만 18세 투표권이 쟁점이잖아요. 너무 어려서 못 주겠다는 거잖아요. 투표권은 너무 어려서 못 주겠다는 거잖아요.
 
◇ 정관용> 나가라고 한다? 
 
◆ 안진걸> 만 18세는 나가서 이 위험한 세상에서 혼자 살으라는 겁니다. 저는 조금만 오늘 목소리를 높일게요. 이건 아닌 것 같아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조금 더 사회로 나갈 준비, 만 19세, 20세까지 좀 더 늘려준다든지 그다음에 준비가 안 된 사람은 예를 들면 바로 공공임대주택으로 연결을 해서 그쪽으로 보내가지고 자립을 철저히 지원을 해 준다든지. 대책부터 제가 먼저 얘기한 꼴이 됐는데 한 해 1000명에서 많게는 2000명의 퇴소자가 나오는데 사실상 청소년들이잖아요. 
 
◇ 정관용> 매년 1000명 이상? 
 
◆ 안진걸> 정말 혼자 딱 세상에 내던져진 겁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냥 무작정 나가라고 하는 거예요? 그나마 조금 지원금을 주는 거예요? 
 
◆ 안진걸> 지원금은 지자체마다 100만 원에서 500만 원 정도 줍니다. 이것도 지자체에다 맡겨놨습니다. 그런데 보통 다른 나라에서 보면 아이나 청소년은 국가단위로 같이 챙기거든요. 
 
◇ 정관용> 그런데 중앙정부에서 하는 게 아니에요, 이건? 
 
◆ 안진걸> 이건 지자체 사업으로 해 놨습니다. 마침 국회에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하는 아동복지법 개정안도 제출되어 있기는 한데요. 최대치라고 해서 지원금 500만 원이라고 해 봐야 월세집을 못 들어갑니다. 
 
◇ 정관용> 보증금이 안 되죠. 
 
◆ 안진걸> 그럼요. 지금 보증금이 기본적으로 서울 대도시만 해도 아무리 열악한 시설도 1억 안팎을 요구하잖아요. 
 
◇ 정관용> 전세로는 그렇죠. 
 
◆ 안진걸> 맞습니다. 전세금 지원제도도 있기는 한데 8000만 원까지 전세지원금 연 2% 금리로 대출해 준다는데. 이것도 경쟁률도 치열하고 또 전세집 잡기도 요즘 쉽지 않지 않습니까? 그다음에 자립지원시설이 일부 있기는 하더라고요. 
 
◇ 정관용> 지원시설? 
 
◆ 안진걸> 네. 그러니까 퇴소는 했는데, 아동보호시설에서. 길거리에서 살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전국 12곳이 있습니다. 서울 3곳을 포함해서. 
 
◇ 정관용> 전국에 12군데. 
 
◆ 안진걸> 그런데 정원이 385명입니다. 
 
◇ 정관용> 12곳 다 합해서? 
 
◆ 안진걸> 그러니까 1000명에서 많게는 2000명까지 매년 퇴소 청소년이 나오는데 385명이니까요. 나머지는 알아서 다른 데로 가야 되는 겁니다. 자립을 해야 되는 겁니다, 정말로. 그러니까 고시원이라든지 쪽방이라든지 이런 데로 가는 거죠, 잘못하면. 
 
◇ 정관용> 그런 데 가더라도 아무튼 단돈 얼마라도 월세를 내야 되고. 먹고살아야 되고 그 생활비를 어떻게 벌죠? 
 
◆ 안진걸> 제가 잘 아는 분이 하는 고시텔 같은 데 가보면 거기 월세도 최소 35만 원에서 40만 원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말이에요. 
 
◆ 안진걸> 그래서 조사를 해 보니까 대부분 이분들이 취업이 또 바로 안 돼요. 진학도 바로 안 되고. 진학률도 또래 젊은이들에 비해서 절반도 안 되고. 취업도 그중에서 50%가 안 되는데 그 50%도 소득이 120만원 대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월세라든지 생활비로 130만 원 이상이 나간대요. 우리가 도시생활해 봐서 알잖아요. 100만 원 훌쩍 넘게 들어가잖아요. 
 
그중에서 주거비가 제일 문제가 됩니다. 제가 방금 말씀드린 고시원이나 고시원을 약간 개정한 고시텔만 해도 35만 원, 40만 원 기본적으로 들어가거든요, 월세가. 그러니까 이 상태에서는 살 수 없는데 일단 만 18세 이상은 나가라고 해놓고 1000명에서 2000명까지를. 그다음에 385명만 자립시설에서 수용하고 나머지는.. 정말 이러다가 잘못하면 탈선이 되기도 하는 거고 잘못하면 노숙인으로 전락하기도 하는 거잖아요. 어떻게 우리가 이런 상황을 방치하고 있는 것인지 제 스스로도 좀 반성도 해 보고 좀 목소리를 높이게 되네요. 
 
◇ 정관용> 대학이나 이런 데 진학률이 또래보다도 절반도 안 된다고 했잖아요. 
 
◆ 안진걸> 맞습니다. 
 
◇ 정관용> 그나마 그렇게 대학이나 전문대학이라도 나와야 또 취업이 쉬울 텐데. 
 
◆ 안진걸> 그러니까요. 
 
◇ 정관용> 그것도 안 되니까 또 취업은 더 어렵고. 
 
◆ 안진걸> 악순환에 빠지는 거죠. 
 
◇ 정관용> 결국은 아르바이트를 주로 하겠군요? 
 
◆ 안진걸> 그렇죠. 단순노동을 하게 되죠. 그러니까 취업을 하게 되도 절반 정도밖에 취업을 못하는데 취업을 해 봐야 월소득이 100에서 150만 원 사이가 대부분이라고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취업 유형도 서비스 종사자나 단순 노무.. 임시직 비정규직이 많습니다.
 
부모님들과 사회의 따뜻한 지원을 그 또래들은 다 받잖아요, 대학까지도. 대학 진학률도 평균 70%까지 되고. 그런데 거기서 소외되고 부모님의 지원도 못 받고 그렇다고 해서 사회적 지원도 열악하고 국가가 챙기는 것도 아니고 지자체에 떠넘겨놓고 이런 상황에 지금 직면해 있는 것이죠. 
 
◇ 정관용> 실제로 이런 보육시설에 오래 지내다가 퇴소해서 지금 한 2년째 서울에 있는 민간 자립생활관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 분, 지금 전화로 연결해서 이야기를 좀 듣겠습니다.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여보세요. 
 
◆ 퇴소 청소년> 안녕하세요. 
 
◇ 정관용> 지금 나이가 몇 살이죠? 
 
◆ 퇴소 청소년> 지금 22살입니다. 
 
◇ 정관용> 학생이에요? 
 
◆ 퇴소 청소년> 올해 2월에 대학교를 졸업해 가지고 현재는 구직활동 중입니다. 
 
◇ 정관용> 2년제 대학을 졸업했군요? 
 
◆ 퇴소 청소년> 네. 
 
◇ 정관용> 어떤 일을 하고 싶어요? 어떤 직장을 지금 찾고 있습니까? 
 
◆ 퇴소 청소년> 어떤 직종이든 그냥 딱히 가리지는 않는데 구하기가 힘들어가지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2월에 졸업했는데 지금 11월이니까 벌써 한참 됐는데 아직도 직장을 못 잡고 있습니다. 그렇죠? 
 
◆ 퇴소 청소년> 네. 
 
◇ 정관용> 민간 자립생활관에서 생활하면 일단 주거비는 안 드는 거죠? 
 
◆ 퇴소 청소년> 네. 
 
◇ 정관용> 그래도 생활비는 필요할 텐데 어떻게 충당하고 있어요? 
 
◆ 퇴소 청소년> 지금 구직활동하면서 그냥 아르바이트도 같이 하고 있거든요. 그걸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고깃집도 해 봤고 웨딩홀도 해 봤고 지금 현재는 영화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전에 보육시설에서는 얼마나 지낸 거예요? 
 
◆ 퇴소 청소년> 제가 다른 친구들보다는 좀 오래 있었는데요. 17년 정도 있었습니다. 
 
◇ 정관용> 아주 갓난 때부터 17년 동안 보육시설에 있다 나와서 지금 자립생활관 2년,그렇죠? 
 
◆ 퇴소 청소년> 네. 
 
◇ 정관용> 그 보육시설에서 같이 퇴소한 친구들은 몇 명이에요? 
 
◆ 퇴소 청소년> 한 7명 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 
 
◇ 정관용> 그 7명들도 다 지금 자립생활관 이런 데 있어요. 그렇지 않아요? 
 
◆ 퇴소 청소년> 지금 친구들은 아무래도 시설에 있을 때 좀 답답한 느낌을 많이 받았는지 지금은 독립해서 따로 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지금 그 7명 가운데 연결된 친구만 자립생활관으로 간 거군요? 
 
◆ 퇴소 청소년> 네. 
 
◇ 정관용> 왜 자립생활관으로 갔어요? 
 
◆ 퇴소 청소년>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려고 하는데 이게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돼서 이렇게 알아보고 알아보다가 자립생활관에 오게 됐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같이 퇴소한 친구들 지금 어떻게들 지내요. 연락 좀 합니까? 
 
◆ 퇴소 청소년> 가끔 연락하는데 그냥 대부분 다 아르바이트 이렇게 하면서 있다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그러면 다들 방 구해서 있는 거예요? 
 
◆ 퇴소 청소년> 월세방 구해 가지고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자립지원금이 적다 보니까 친구들이 다 대부분 월세를 이용해서 그렇게 지내고 있더라고요. 
 
◇ 정관용> 전세 지원해 주는 제도도 있다고 하던데 그걸 이용하는 친구들은 거의 없나 보군요? 
 
◆ 퇴소 청소년> 네. 별로 없어요. 
 
◇ 정관용> 아직 나이도 어리고 또 뭔가 좀 더 보호를 받아야 되는데 지금은 옆에서 도와주는 분도 사실상 없는 상태죠? 
 
◆ 퇴소 청소년> 네. 그나마 여기 자립관 선생님들한테 고민상담 같은 거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얼른 직장을 구해야 할 텐데, 참.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편하게 한마디 해 보세요. 
 
◆ 퇴소 청소년> 이렇게 준비 안 된 상태로 무작정 독립하는 거에 대해서 좀 고민이 많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서 좀 막막합니다. 
 
◇ 정관용> 아이고.. 기운 내시고 빨리 좋은 직장 구하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퇴소 청소년> 네. 
 
◇ 정관용> 지금 얘기를 들어봤습니다마는 같이 퇴소한 사람들 가운데 그나마 지금 자립생활관에 간 친구는 이 친구 하나고 나머지는 다 그냥 월세방을 얻는데 아르바이트로 생활하고요. 안진걸 처장이 얘기한 바로 그대로네요. 
 
◆ 안진걸> 맞습니다. 근근이 생활하니까 당연히 어떻게 되겠어요. 기초생활수급권자로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겠죠. 실제 보호종결 후에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는 경우가 40. 7%나 되는 걸로 조사가 됐습니다. 그러니까 빈민층으로 바로 전락하는 거죠. 그리고 부채가 있는 경우도 많은데 그중에 대부분 35%가 생활비, 33%가 의료비 때문이라고 하거든요. 
 
◇ 정관용> 생활비, 의료비 때문에 빚도 지고. 
 
◆ 안진걸> 그러니까 가족과 부모님의 지원이 있는 거하고 아무것도 없는 건 이렇게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그런데 일단 비용 문제도 비용 문제고 일자리 문제도 일자리 문제지만 갑자기 혼자 있게 되는 그 막막함과 절망을 만 18세, 아까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너무 어려서 투표권도 안 준다면서 실질적으로 지금 어른들이 이걸 반대하고 있잖아요, 일부 정치인들이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그래놓고는 이걸 세상에 이렇게 덩그러니 내놓는 게 이게 정말 가당한 일이 아닌 것 같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제일 큰 문제가 주거문제거든요, 일단은. 안정적인 잠을 자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공공임대주택과 반드시 연결시켜서 공공임대주택이 없으면 기존 시설에서 더 있게 만드는 거고 공공임대주택이 딱 마련되면 그쪽으로 옮기는 거고, 요즘 소규모 공공임대주택도 많이 있으니까. 그런 시설을 갖추고 중앙정부가 철저히 책임지고요. 
 
그다음에 예를 들면 자립지원금도 100~500만 원이 뭡니까? 이걸로 어떻게 살겠습니까? 조금 더 올리고. 내년 예산만 지금 430조거든요.

◇ 정관용> 일단 직장을 구할 때까지는 취업 교육을 시킨다든지 이렇게 해서 또 직장 구하면 독립시키는. 이렇게 할 수 있잖아요. 
 
◆ 안진걸> 그렇죠. 지금 대학생들 학자금도 나중에 취업하면 갚는 것으로 바뀌었거든요, 취업후학자금상환제라고 해서 심지어 대학생들한테. 이분들에게도 예를 들면 직장이 좀 갖춰지고 일정한 소득이 발생했을 때 그때 퇴소를 요청한다든지 이렇게 일종의 소득연계형 보호 프로그램 또는 퇴소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되잖아요. 
 
◇ 정관용> 다른 나라들은 그렇게 하고 있죠? 
 
◆ 안진걸> 미국도 보니까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의 경우에는 독립해서 살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나이가 됐더라도 자립력이 갖춰졌다는 판단이 되기 전까지는 교사 1명하고 3~4명 퇴소자와 함께 생활하게끔 한답니다. 
 
◇ 정관용> 교사 1명하고 퇴소자 3~4명이 함께 생활하게. 
 
◆ 안진걸> 그러면서 자립능력이나 조건을 체크를 하고 그다음에 이제 퇴소가 이뤄지는 거죠. 그래서 일본도 보니까 사후관리를 철저히 합니다. 그래서 사회생활에 들어갈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개별로 맞춤별 상담 및 도움을 철저히 주는 그런 방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답이 딱 있네요. 이건 지자체한테 맡겨둘 일이 아니다. 중앙정부가 이건 예산을 좀 투입해라. 그리고 소득이 생길 때까지 좀 계속 보호하면서 보호뿐 아니라 교육도 시키고. 
 
◆ 안진걸> 그렇죠. 소득하고 주거공간하고 연결을 시키는 거죠. 그래서 이제 자립해도 될 것 같다면 국가가 성인이 됐으니까 만 19세, 20세 돼서요. 그때 손을 떼도 되는 거 아닌가 싶고. 이 학생들, 아까 말하는 게 1000명에서 2000명입니다. 그렇게 많은 숫자가 아니어서. 예산도 그렇게 많이 안 들 거고요. 그리고 내년의 대한민국 예산이 벌써 430조나 됩니다. 지자체 예산까지 하면 500조가 넘습니다. 충분히 우리 사회가 따뜻하게 지원해 줘도 될 계층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오늘 여기까지. 수고하셨습니다. 
◆ 안진걸> 고맙습니다. 
◇ 정관용>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이었습니다. 
원문보기: 
http://www.nocutnews.co.kr/news/4878023#csidxb9e16b2cc0e9afb8d6f07449d2dc5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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